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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약향도산(我若向刀山) 도산자최절(刀山自催折)

 

내가 지은 악업이 많아 죽은 뒤 칼산 지옥에 떨어지게 되면, 끔찍한 고통을 주는 그 칼산이 스스로 무너져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 달라는 구절입니다. 아약향도산부터 뒤에 나오는 자득대지혜까지는, 내가 지은 악업으로 지옥이나 축생의 과보를 받더라도 고통이 없게 해 달라고 관세음보살께 미리 부탁해 두는 내용입니다.

도산(刀山)은 도산지옥을 말합니다. 사방이 날카로운 칼로 이루어진 산으로 둘러싸인 지옥입니다. 칼끝이 어찌나 날카로운지 몸에 닿기만 해도 살점이 떨어져 나가고, 칼이 숲처럼 빽빽해서 몸을 움직일 때마다 닿을 수밖에 없습니다. 가장 무서운 점은 살점이 떨어져 나가도 그 자리에 곧바로 새살이 돋아 몸이 다시 온전해진다는 것입니다. 고통이 끝없이 되풀이되니 상상하기도 끔찍한 곳입니다.

칼이라고 하면 전쟁에 쓰인 칼의 종류가 생각보다 무척 다양하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이순신 장군의 칼이나 『삼국지』에 묘사되는 칼은 대체로 두껍고 길어 무게에서 나오는 힘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일본 사무라이의 검은 날렵하고 종이도 벨 만큼 날이 섭니다. 중동을 무대로 한 사라센의 칼은 반달처럼 크게 휘었고, 유럽의 검은 한 손으로 휘두르기에는 꽤 커 보입니다.

유럽 역사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나라는 로마입니다. 로마가 독재적이고 부패했다는 선입관은 로마에 탄압받았던 기독교 쪽에서 역사를 기록했기 때문이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로마는 기원전 753년에 세워졌다고 전하며 기원후 395년 동서로 갈라질 때까지 천 년 넘게 이어졌고, 그사이 지중해 세계와 유럽의 넓은 땅을 지배한 유례없는 강국이 되었습니다. 그 비결로 흔히 로마 군단의 강력한 군사력, 특히 뛰어난 편제와 전술을 꼽습니다. 로마 병사들은 적보다 훨씬 나은 갑옷과 방패를 갖추었는데, 그 가운데 으뜸은 옆구리에 찬 허벅지 길이 정도의 단검이었다고 합니다. 일대일로 맞붙을 때 적의 긴 칼을 방패로 막고 다른 손으로 단검을 뽑아 찌르니 위력이 클 수밖에 없었습니다.

도산지옥의 칼이 전쟁터에서 쓰인다면 핵무기보다 잔인한 무기가 될 것입니다. 갖다 대기만 해도 몸이 산산조각이 나니 그 고통은 말로 다 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천수경』이 말하는 이 무시무시한 도산지옥을 두려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만에 하나 그곳에 가게 되더라도 그 칼들이 아무 쓸모가 없어지도록 이미 관세음보살께 부탁해 두었고, 관세음보살은 중생과 한 약속을 반드시 지키는 분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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