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관세음보살 마하살(南無 觀世音菩薩 摩訶薩)
여기서부터는 관세음보살께 귀의한다는 다짐이 다시 이어지는데, 사이사이 관세음보살이 아닌 다른 보살들도 귀의의 대상으로 등장합니다.
나무(南無)
나무는 귀의(歸依)와 마찬가지로 믿고 의지한다는 말입니다. 앞의 아금칭송서귀의(我今稱誦誓歸依)에 나온 귀의와 같은 의미이며, 산스크리트어 나마스(namas)를 한자음으로 옮긴 말입니다. 지금은 나무로 굳어졌지만 예전에는 나모, 남모로 적기도 했습니다.
대개 불보살의 이름 앞에 붙어 그분을 받들어 공경한다는 뜻을 나타내고, 나아가 내 목숨까지 돌이켜 의지하고 믿는다는 절대적인 신심을 드러냅니다. 본래 나무 뒤에 오는 귀의의 대상은 부처님이나 보살이었지만, 대승불교가 발달한 뒤로는 진리, 곧 불법(佛法)에 온전히 의지한다는 뜻으로 쓰임이 넓어졌습니다. 『천수경』 끝부분의 나무상주시방불 나무상주시방법 나무상주시방승에 나오는 나무가 그런 경우입니다.
경전 이름 앞에 나무를 붙여 경전 자체를 믿음의 상징으로 삼기도 합니다. 나무대방광불화엄경, 나무묘법연화경이 그 예입니다. 흔히 남묘호렌게쿄로 알려진 것도 나무묘법연화경(南無妙法蓮華經)을 일본식으로 읽은 것입니다. 이것을 염불처럼 외는 일본 일련 계통의 단체는 『법화경』을 의지하는 경전으로 삼으면서도 석가모니를 낮추는 독특한 신앙을 내세워, 우리나라뿐 아니라 발생지인 일본 불교계에서도 정통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근래에는 국제창가학회(SGI)라는 이름을 씁니다.
보살(菩薩)
보살은 『천수경』에 가장 많이 나오는 말이어서 앞에서도 여러 번 설명했습니다. 그래도 다시 짚어야 할 이유가 있습니다. 『천수경』은 대승불교의 총론에 해당하는 경이고, 대승불교의 핵심은 보살 사상에 있습니다. 불교를 이해하려면 보살의 개념을 제대로 아는 것이 필수입니다.
보살은 상구보리 하화중생(上求菩提 下化衆生), 곧 위로는 깨달음을 구하고 아래로는 중생을 교화하겠다는 원을 세워 실천하는 수행자의 본보기입니다. 자신의 깨달음이 늦어지더라도 중생 구제를 앞세우는 큰 자비심을 수행의 근본으로 삼아야 참된 보살입니다.
보살이 깨달음에 이르기까지는 52단계가 있습니다. 보살이 부처를 이루기까지의 이 52계위(階位)는 『보살영락본업경(菩薩瓔珞本業經)』에서 정리된 것으로, 『화엄경』이 설하는 십주·십행·십회향·십지의 단계가 그 바탕입니다. 쉽게 말하면 이 52가지 경지를 차례로 거쳐 부처가 된다는 뜻이고, 부처가 되려면 반드시 거쳐야 할 52가지 수행이라고 이해해도 됩니다. 십신(十信), 십주(十住), 십행(十行), 십회향(十廻向), 십지(十地)에 각각 열 계위가 있어 50단계가 되고, 51번째인 등각(等覺)과 52번째인 묘각(妙覺)을 거쳐 부처에 이릅니다. 대승불교에서는 이 52단계를 거쳐야 부처님과 같은 경지에 도달할 수 있다고 봅니다.
마하살(摩訶薩)
마하살은 유독 보살 뒤에만 붙는 겹존칭입니다. 보살이라는 말 자체에 이미 사람의 단계를 넘어 수행을 완성한 이로서 존경과 귀의의 대상이라는 뜻이 들어 있습니다. 그런데 대승불교 후기에 이르면 이름이 다른 보살이 수백, 수천이나 등장합니다. 그러다 보니 그 가운데서도 특별히 뛰어난 능력과 지위를 지닌 보살에게 마하살을 덧붙여 보살마하살이라 부르게 되었습니다.
보살마하살은 대보살(大菩薩), 곧 보살 중에서도 특히 뛰어난 보살을 가리킵니다. 『천수경』에 지금 열거되는 보살들에게는 모두 마하살이 붙어 있으니 예사 보살이 아니라 아주 큰 보살들입니다. 중생에게는 부처님과 다를 바 없는 분들이니 마하살을 붙이는 것은 오히려 당연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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