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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어중죄금일참회(妄語重罪今日懺悔)
망령된 말을 한 무거운 죄를 오늘 참회합니다.

 

여기서부터 이어지는 네 가지는 십악 가운데 말로 짓는 구업(口業)입니다. 몸으로 짓는 죄와 생각으로 짓는 죄는 세 가지씩인데 말로 짓는 죄만 네 가지입니다. 세 치 혀를 단속하는 일이 악업을 피하는 첫걸음임을 보여 줍니다.

잊을 만하면 일본에서 독도가 자기 땅이라거나 위안부는 없었다는 말이 나오고, 그때마다 우리는 망언을 멈추라고 요구합니다. 망언(妄言)과 망어(妄語)는 사실상 같은 말입니다. 다만 십악에서 말하는 망어는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인 양 말하는 거짓말을 가리킵니다.

기어중죄금일참회(綺語重罪今日懺悔)
꾸민 말을 한 무거운 죄를 오늘 참회합니다.

 

기어는 진실 없이 교묘하게 꾸민 말로 상대를 농락하는 것입니다. 보이스 피싱이 딱 맞는 예입니다. 아무에게나 전화를 걸어 겁을 주고, 당장 해결하지 않으면 큰일이 날 것처럼 몰아붙여 돈을 빼앗는 아주 질 나쁜 악업입니다. 전화로 부동산 투자를 권하며 늘어놓는 감언이설도 기어에 속합니다.

양설중죄금일참회(兩舌重罪今日懺悔)
두 말을 한 무거운 죄를 오늘 참회합니다.

 

양설은 혀가 둘인 것처럼 한 입으로 전혀 다른 말을 하는 것입니다. 이 분야에서는 정치인을 따라갈 사람이 없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선거 전과 후, 혹은 이권 단체를 대변할 때마다 소신 없이 자기 논리를 정반대로 바꾸고도 그 타당성을 열심히 주장하는 모습을 보면 혀가 둘이 아니라 여럿이라고 해야 할 정도입니다. 그런 이들이 연설 첫머리마다 붙이는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은 차라리 빼는 편이 국민에게 더 솔직하게 들릴 것입니다.

악구중죄금일참회(惡口重罪今日懺悔)
악담을 한 무거운 죄를 오늘 참회합니다.

 

악구는 상대를 저주하는 말입니다. 다툼 끝에 흔히 튀어나오는 '그런 심보로 네 자식 잘되나 두고 보자' 같은 말이 바로 악업이 됩니다. 남의 종교가 무너지기를 비는 말을 기도처럼 외치는 것도 악구 가운데 무거운 쪽에 듭니다. 그런 기도를 하는 사람은 자기 종교조차 제대로 믿지 못하는 것입니다.

탐애중죄금일참회(貪愛重罪今日懺悔)
탐욕을 낸 무거운 죄를 오늘 참회합니다.
진에중죄금일참회(瞋恚重罪今日懺悔)
성내고 화낸 무거운 죄를 오늘 참회합니다.
치암중죄금일참회(癡暗重罪今日懺悔)
어리석은 마음을 낸 무거운 죄를 오늘 참회합니다.

 

탐애·진에·치암은 탐·진·치 삼독(三毒)과 같습니다. 눈여겨볼 점은 어리석음도 악업이라는 사실입니다. 나머지 악업이 어리석음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으니, 치암이야말로 가장 경계해야 할 업일지도 모릅니다.

백겁적집죄(百劫積集罪) 백 겁 동안 쌓인 죄가
일념돈탕제(一念頓蕩除) 한 생각에 없어지니
여화분고초(如火焚枯草) 마른 풀이 불에 타듯
멸진무유여(滅盡無有餘) 흔적도 없이 모두 사라지이다

 

일념돈탕제의 '제(除)' 자리에 '진(盡)'을 쓰기도 하지만 뜻은 같습니다. 일념(一念)과 돈(頓)에는 모두 '순식간에'라는 의미가 들어 있습니다.

몸과 입과 생각으로 짓는 큰 죄인 십악을 하나하나 참회했으니, 이제 과거 백 겁 동안 지은 죄업이 한 생각에 사라지기를 발원합니다. 마른 풀섶에 불이 붙어 순식간에 흔적 없이 타 버리듯 죄업이 없어지게 해 달라는 바람입니다. 이 게송은 마음으로 참회하는 형식이어서 참회의 갈래 가운데 이참(理懺)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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