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타니파타 소품의 둘째 장에 비린 것이라는 제목이 붙은 까닭은, 생선이나 고기 같은 비린 음식을 먹는 모습에 실망한 사람들에게 붓다가 답한 내용이 이 장에 실려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붓다는 탁발할 때 고기를 거절하지 않았습니다. 열반에 들기 직전 대장장이 춘다에게 받은 마지막 공양도 돼지고기였다는 해석이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버섯의 한 종류라는 설도 있습니다.
붓다고사는 붓다가 입멸한 직접 원인을 춘다의 공양으로 보지 않습니다. 춘다가 그전부터 자주 공양을 올렸고, 붓다가 그의 요리 솜씨를 칭찬했다는 기록을 그 근거로 듭니다.
다만 이 장의 대화에서 묻는 사람은 바라문 팃사이고, 답하는 이는 과거불인 카사파(가섭불)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팃사의 물음은 이렇습니다. 수행자라면 수수, 풀씨, 야생 콩, 덩굴 열매, 식물 뿌리처럼 바른 방법으로 얻은 것을 먹으며 욕심내지 않고 거짓말하지 않는다. 그런데 잘 준비하고 요리한 음식이나 남이 준 쌀밥을 즐긴다면 그것이 곧 비린 것을 즐기는 일이 아니냐. 범천의 친척이라는 바라문인 그대는 잘 요리한 새고기와 쌀밥을 맛있게 먹으면서도 비린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고 하니, 그대가 말하는 비린 것이란 무엇이냐.
카사파는 사람의 행실을 들어 답합니다.
살생하는 일, 학대하고 자르고 묶는 일, 도둑질과 거짓말 하는 일, 사기와 속이는 일, 그릇된 것을 배우는 일, 남의 아내와 가까이 하는 일, 이것이 바로 비린 것이지 고기를 먹는 일이 비린 것은 아니다.
같은 말이 몇 번이고 되풀이됩니다. 욕망을 다스리지 못해 맛있는 것을 탐내고 깨끗하지 못한 생활에 섞이며, 허무한 생각에 빠져 그릇된 행을 하는 말이 통하지 않는 어리석은 사람들. 거칠고 잔혹하며 험담하고 친구를 배신하고, 무자비하고 몹시 오만하며 인색해서 누구에게도 베풀지 않는 사람들. 빚을 갚지 않고 모략하며 적의를 품고 속이고, 헛된 장담을 일삼으며 정의를 가장해 간교한 짓을 하는 몹쓸 사람들. 카사파는 이런 것이 비린 것이지 고기를 먹는 일이 비린 것은 아니라고 거듭 말합니다.
생선이나 고기를 먹지 않는 것도, 단식하는 것도, 벌거벗거나 삭발하는 것도, 머리를 틀어 올리고 먼지를 뒤집어 쓰거나, 거친 사슴 가죽의 옷을 입는 것도, 불의 신을 섬기는 것도, 또는 죽음을 넘어서기 위한 고행, 진언과 다라니를 외는 것, 신에게 공양 올리는 것, 제사나 계절에 따라 행하는 고행을 통해, 모두 다 의혹을 떨쳐버리지 못한다면 그 사람은 청정하다고 할 수 없다.
숫타니파타에서 꼭 기억해 두어야 할 구절 가운데 하나입니다. 여기서 꼽는 일들은 붓다 당시 인도의 전통 신앙과, 불교와 경쟁하던 자이나교 같은 종교를 의식한 것이 분명합니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오늘날 절에서 수행이나 공덕이라며 권하는 일들도 그 목록에 들어 있습니다.
카사파는 이렇게 마무리합니다. 욕망의 흐름 속에서도 감각적 쾌락과 자기 자신을 다스리고, 진리에 머물며 솔직함을 즐기고, 집착을 떠나 모든 괴로움을 버린 지혜로운 사람은 보고 듣는 것으로 더럽혀지지 않는다. 카사파 부처님이 이 가르침을 거듭 일러 주자 베다의 진언에 통달한 바라문은 그 뜻을 알아들었습니다. 비린 것을 떠나 걸림 없이 이끄는 깨달은 이의 말씀을 들은 그는 겸허한 마음으로 카사파 부처님께 절하고 그 자리에서 출가를 결심합니다.
카사파의 말대로라면 정말 비린 것은 생선이나 고기가 아닙니다. 세상에서 제 욕심만 채우려는 사람, 어리석고 고집이 세서 남의 말은 도무지 들으려 하지 않는 사람, 통장에 수십, 수백억이 있고 빌딩을 여러 채 가지고도 남을 돕는 데는 인색한 사람, 말과 행동이 다른 위선자가 진짜 비린내 나는 사람입니다.
종교인 가운데에도 이 조건에 들어맞는 이들이 더러 있어 보입니다. 종교인도 사람이지 완성을 이룬 이는 아니니 놀랄 일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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