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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빨리 달리지도 너무 느리지도 않고, 이 세상 모든 것이 무상함을 알아 미움에서 벗어난 수행자는 이 세상도 저 세상도 다 버린다.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 버리는 것처럼.

 

첫머리의 '너무 빨리 달리지도 너무 느리지도 않고'는 행동이나 생각이 지나치게 급하거나 늘어지지 않아야 한다는 말입니다. 흔히 거문고 줄의 비유를 드는데, 거문고가 제소리를 내려면 줄을 너무 당겨도 너무 느슨하게 해도 안 된다는 붓다의 말씀이 경전에 전하기 때문입니다.

미움도 애욕 못지않게 자신과 상대를 멍들게 합니다. 누군가를 미워하는 까닭을 따져 보면 어이없을 만큼 사소한 경우가 많습니다. 미움을 누르지 못해 상대를 해치고도, 이유를 물으면 '그냥 싫어서'라고 답하는 일도 있습니다. 극과 극은 통한다고 사랑이 변해 미움이 된다고들 하지만, 미움을 품게 되는 사랑은 애욕이지 사랑이라 할 수 없습니다.

미움이 극단으로 드러나는 현상 가운데 가장 걱정스러운 것이 아동 학대입니다. 대표적인 유형은 신체적 학대, 정서적 학대, 성적 학대입니다. 신체적 학대와 성적 학대는 이따금 보도되어 잘 알려져 있습니다. 대부분의 부모는 이 두 가지와 무관하겠지만, 정서적 학대는 누구든 유념할 필요가 있습니다.

어떤 형태로든 아이의 자존심을 깊이 다치게 하고 정서에 상처를 주는 말과 행동이 정서적 학대입니다. 변명할 기회도 주지 않고 부모의 판단으로 아이가 잘못했다고 못 박은 뒤 심한 욕설과 엄포로 겁을 주는 것이 그렇습니다.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묻지 않고 늘 이것저것만 하라며 아이를 압박하는 것도 학대에 속합니다. 넓게 보면 부부 사이의 불화가 심해 그 상처가 아이에게 사무치는 것도 아동 학대에 해당합니다.

이쯤 되면 어른 노릇 하기 참 어렵다고 하실 분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속으로 아이 노릇 하기도 힘들다고 말하고 있을지 모릅니다.

『숫타니파타』 첫 품에는 이 게송의 미움 자리에 욕망, 미망(迷妄) 등을 넣어 같은 형식으로 되풀이하는 게송들이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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